그런날
in mind control
목적은 기술블로그였는데.. 주절주절 하고싶은말도 쓰는 공간이 될듯하다.
가끔 오늘같은 날이 있다.
무기력감과 우울감이 하루를 잡아먹은것 같은 날.
뭘 좀 해보려고 사방팔방으로 뛰어다니지만 이렇다할 성과가 하나도 없어서 우울한날.
구글을 뒤지면 뒤질수록 알아듣지 못하는 정보에 내 자신이 더더욱 초라한 날.
갈길은 먼것 같은데 난 아직 걸음마중이라 끝이 안보이는 날..
넘쳐나는 글은 많은데 내가 원하는 정보는 하나도 없고 다들 그냥 코드 하나 띡 놓고 ‘이렇게 하면 된다’‘저렇게하면된다’ 라는 식의 글들. 클릭해서 들어가는 시간이 1초도 안걸리지만 그 마저도 아까운 그런 글들..(그런 글들만 상위에 올릴거면 내 글을 상위에 올려라!!!!!!!!!!!)
가끔 유림님의 블로그를 읽곤 하는데, 볼때마다 너무나도 공감되서 이거 참… 쪼랩중에 쪼랩 찌랭이 한마리 추가요+++ 하고 싶은 마음이랄까. 찌랭이와 찌랭이가 만났을때 헬게이트가 열린다는데.. 난 지금 얼마 동안 삽질을 하고있는걸까…
그런 생각이 많았다. 요즘 개발자들도 따라가기 힘들다는 기술변화 속도에 맞추겠다고, 요즘 개발자들은 이렇게 한다고, 우리도 이렇게 해야지 나중에 살아남는다고 말한 내가 너무 섣불리 얘기한건 아닌지.. 괜히 뱁새가 황새따라가다가 가랭이 찢어지는격이 아닌지.. 좀 알고나 얘기할걸그랬나,그냥 조용히 있으면 일이라도 안많을텐데 괜히 말해서 모든 일을 벌려놓은건 아닌지.. (그렇지만 일이 많은건 상관없다. 실력이 안되서 구현을 못하니 답답할뿐. 주커버그처럼 앉은자리에서 코딩 막 하는 그런 단계면 이 세상 모든 일들 다 나 줘도 상관없다… 앉아서 코딩하면 그 뿐)
별로 어려운기술도 아닌데 어려워하는 나를 보고있으면 도대체 왜 이런것도 못하는걸까, 전공자가 아니라서 그런걸까, 내가 바보라서 못알아듣는건가, 비전공자들도 잘만하는데 왜 난 못할까 그런 생각들이 대기번호 뽑고 기다리면서 내 뺨을 한대씩 후려갈기고 튀는것 같은 그런 날.
그러다 ‘몰라 나 안해!!!!!!!!!!!’ 가 되어버릴까봐 제일 겁난다. 아무래도 물어볼 상사도 없고, 지인도 없고(그나마 요즘은 한두명 생겨서 기분이 좋다), 그러다 보니 포기를 해버릴까봐.. 정말 사막에서 허허벌판으로 있는 느낌이다. 나한테 우주선을 만들라고 하는데 엔지니어는 나밖에 없는 느낌…내가 우주선에 대해 뭘 압니까…..
사면이 꽉 막혀있는 공간에서 아무리 생각을 해봐도 어디서부터 실마리를 잡아서 해결해나가야할지를 모르겠다… 도대체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하는거지?
그래도 가끔은 또 나름 자아도취에 취해서 ‘비전공자치고 이정도면 뭐 나름 선방했네’ 라고 생각하는 날도 있기는 하지만, 이런 날이면 뭘 더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다.
오늘은 처음으로 이렇게 생각을 많이하다가 너무 답답함+생각많음 으로 머리가 지끈지끈 아파오기 시작했다. 가끔 오빠가 ‘생각많이 해서 머리아프다’ 라는 말을 하면 ‘설마’ 라고 생각했는데, 진짜였던 거시다… 난 여태까지 머리가 아플정도로 생각해본다는게 무슨말인지 처음 안것이다. 참.. 편하게도 살았네.
오빠는 ‘그게 제대로 하고있다는거야’ 라고 했다. 그래.. 제대로 하고있는거겠지. 처음에 asp배웠을때도 뭔소린지 1도 모르겠다고 했는데 지금은.. 어디가서 써먹을수는 있을정도는 되니까, 생각해보면 그때도 뭔소린지 모르겠다고 답답했던것 같기는 하다. 그치만 그때는 팀장님이 있었으니까 진짜 열심히 삽질하다가 하다가 하다가 안되는게 있으면 여쭤봤는데 지금 이거는 하다가 하다가 해도 물어볼 이가 없다. 내가 우리 회사에서 제일 많이 아는 사람이니, 말 다했지.
개발하는 과정에서 이런 과정없이 개발하는 사람 단 한명도 없겠지만 막상 이걸 경험하고 있을때는 정말 세상 죽을맛이다
과연 내가 할 수 있을것인가.. 두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