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문모임1-바칼로레아] 인간에 대하여


질문모임이라는 모임에 참여를 하게 되었다.

5주간 진행되는 모임인데, 예전부터 페친이던 분이 모임을 만드셨는데 번번히 탈락하다가 드디어 ㅠㅠ 참석이 가능하게 되었다(감격감격)

사실, 여태까지 내가 참여하지 못했던 기수에서의 질문들도 좋았지만,

이번에는 바칼로레아(프랑스대입시험)의 질문이라는게 더욱 맘에 들었다.

뭐 바칼로레아의 질문이 아니어도 상관은 없다만,

바칼로레아라는 제도에 대해서 굉장히 흥미로워했기때문에 더더욱 관심이 가지 않았나 싶다.

여담이지만, 프랑스에서 바칼로레아가 실행되는 날, 전국민이 바칼로레아의 질문을 보고 풀어보거나, 한동안 사람들의 이슈가 된다고 한다. 보면 참 멋진 문화인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그만큼 사색을 하는 문화가 있다는 거라 그런가.. 우리나라는 수능이 끝났다고 전국민이 수능문제를 푸는게 아니지 않나. 다들 몇점, 몇등급, 가채점에만 몰려있지..

여튼간, 이 질문모임 1주차의 주제는 ‘인간’이었다.

1인1질문을 가져와서 그 질문으로 토론을 하는건데, 여러질문들이 있었지만, 기억에 남는 내용들을 한번 정리해보려고 한다.

(요즘 쓰는것, 읽는것에 대해 조금 더 많은 관심을 기울이려고 한다.

보통 사람들은 읽는것, 듣는것, input에 초점을 많이 맞추지만

사실 정말 우리를 성장하게 하는것은 output이라고 생각한다.

어렸을떄부터 우리는 input에 초점을 두고 살아오지 않았나.

하지만 정말 필요한 output의 과정(사색, 생각정리, 토론, 쓰기)을 겪지 않았기에 스스로 생각하는 힘이 부족한게 아닌가 싶다.

그래서 요즘은 쓰기, 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그래서 질문모임에서 기억에 남는 몇가지의 질문들과 이야기 나누었던 내용들을 적어보려 한다.


질문1. 행복은 도달할 수 있는 것인가?

사실 이 질문에 대해서 모두들 소소한 일상에서 행복을 찾는다고 했다.

매 순간에 집중하며, 감각에 충실하다보면 그 순간이 행복하다고 했다.

나는 사실 이 질문에서 상묵님의 ‘행복은 도달(추구)하는게 아니고 동반하는 것’ 이라는 말이 기억에 남는다.

사실 인간이라는게 매순간 행복함을 느낀다는 것부터가 말이 되지 않는다.

왜냐면 인간은 본인이 가진것에 대해서 본인이 얼만큼을 가지고 있는지 소중함을 잘 느끼지 못하기 떄문이다.

하지만 가끔 문득문득 그럴때가 있긴하다.

정말, 해질녘노을이 너무 예쁘다거나, 온몸을 감싸는 봄바람이 상쾌하거나, 집밖을 나선 순간 코끝에 느껴지는 각 계절의 냄새 같은 것들.

그떈 정말 행복해진다. 그래서 곰돌이 푸우가 얘기한 ‘매일 행복하진 않지만 행복한 일은 매일 있어!’ 라는 말은 정말 맞는 말이라는걸 문득 느낀다.

‘행복은 동반하는 것’이라는 말이 ‘나는 행복해져야해’ 라는 부담감에서 좀 덜어내주었다고 해야할까.

좋은 말이었다.


질문2. 인간은 무엇에 위로받는가?

사실, 이 질문은 지난지 2주가 된 지금까지도 나에게 참 많은 생각을 안겨다준 질문인데,

음 어떻게 정리를 해야할지를 모르겠네.

사실 이곳에서 얘기한 내용을 듣고 내가 가지고 있던 생각이 좀 더 확고해졌다.

과연 인간이 위로받을 수 있는 존재인가. 위로를 해 줄 수 있는 존재인가.

사실 최근 몇년간, 느끼게 된 것중 하나가 ‘내가 위로를 한답시고 더 피곤하게 만드는건 아닐까’ 라는 생각이었다.

과연 인간이 누군가를 위로한다는 것 자체가 굉장히 오만한 일이 아닐까 생각이 들면서

내가 절대 상대의 마음이 될 수 없으니 어떤 위로를 해줘도 그게 위로가 될 수 있을까.. 그건 나만의 생각이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인간이 인간에게만 위로를 받아야하는건 아니다.

난 사실 인간을 가장 위로해주는 존재는 반려동물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라, 반려동물에 위로받는다고 얘기한다.

반려동물을 보면서, 사실 위로는 ‘말’이 아니라 ‘존재’에 의해서 위로받는거일지도 모르겠다, 라는 생각을 한다

인간은, 아니라고 하는 사람이 있을수도 있겠지만, 여태까지의 인생이 거의 수직구조였기 때문에

누군가의 고민을 듣거나 얘기를 들으면 그냥 무의식적으로 우위와 하위로 나누는것 같다.

음.. 열등감이나 우월감이라고 표현을 해야할까?

그냥, 판단을 해버린다. 저 일이 나에게 일어나지 않아서 다행이거나, 쟤 이제 어떡하냐 뭐 이런식의 판단을 해버린다.

사실 겪은적은 없다. 어짜피 당사자는 절대 들을일이 없다. 왜냐면 내 앞에서 그런 판단하는 얘기를 하지는 않을테니 말이다.

하지만 주변인들이 다른 타인을 판단하는 얘기를 하는걸 들었던 기억이 있고, (특히 아줌마들, 아저씨들)

무의식적으로 그냥 사람은 그냥 그렇게 되나보다 라고 생각하고 있지만 정작 내가 그러고 싶지는 않다.

(우리나라에서 굉장히 이상한 문화중에 하나가 특히 여자들끼리 얘기한다고 하면 무슨 ‘그런건 여자인 친구들한테 얘기하지마. 꼬숩다고 생각한다니까.’ 아니면 ‘그런거 친구들한테 얘기하면 표현은 안해도 잘됐다고 생각한다니까’ 라고 말하는 경우가 있다. 이게 뭔 이상한 말이야…..)

사실 근래에만 해도, 나랑 동갑인 친척의 엄마, 그러니까 내 큰외숙모가 폐암3기라는 소식을 들었다.

얘기를 듣고, 항암치료를 받아야한다는 소식을 들었을때는 연락이라도 해서 ‘괜찮을거야’ 라고 말은 했는데,

항암치료를 받고도 수술을 받을 수 없다는 소리를 듣자 ‘내가 무슨말을 한들 위로가 될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냥 옆에 있어주고 싶은 마음뿐. 내가 해줄 수 있는게 아무것도 없었다.

인간이 정말 사실 인간에게 해줄 수 있는건, ‘존재’밖에 없지 않을까.

옆에 있어주는것. 손을 잡아주는것. 그거말고 뭐가 더 있을까.

+) 예의는 있을 수 있겠다. 그 고민을 뒤에서 다른 타인과 얘기하며 한순간의 얘기거리로 전락시키지 않는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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