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언을 해준다는 것


2018-05-15일에 작성한 글입니다

누가 상상이나 했겠나.

수학시험 항상 10-20점대였던 내가,

수포 중에서도 상 수포자였던 내가

개발자로 일하게 될 줄이야.

웃긴건,

정말 예상외로 내가 재미있어한다는 것.

하지만 더 웃긴건,

예전에 내가 진로의 한 옵션으로 개발자에 대해 조언을 구했을때, 너 그게 얼마나 어려운건지 아냐며

그길이 맞을지 다시한번, 잘 생각해보라고 했었던 사람들의 말이다.

지금도 그런 말들이 생각날때마다 피식 웃곤하는데,

다시금 이래서 조언이 무의미하다는 것을 다시한번 느낀다.

나도 여태 많은 이야기를 해주고, 듣기도 했지만

내가 해주는 조언이 그 사람에게 적용될것이라고 생각하고 말하는 경우는 없다.

오히려 시간이 지날수록 내 의견을 말하는것을 지양하게되었는데,

어짜피 내가 얘기해봤자 결국에는 그것도 나의 인생을 토대로,

나의 경험과 나의 시각을 통해서만 나의 의견을 말하는것이기 때문에,

그 사람의 시각에서는 맞지 않을수있다는것을 항상 염두해두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 사람들은 그 사람들의 시각으로 본인이 재미없었던 프로그래밍언어에 대해서 그런 조언을 해주었겠지.

그 사람들의 말이 쓸데없었다, 라는 내용을 말하고싶은게 아니라

조언은 어디까지나 조언이라는 말을 하고 싶다.

하긴 26년동안의 상문과에서 진로커브가 그렇게 급 변경되면 누구라도 그런말을 했을거라고 생각한다.

지금에서야 또 생각하는거지만.. 해보기전에는 아무도 모른다. )

멋대로 섣불리 조언해주는것만큼 위험한것이 없고, 내 조언대로 따르지 않는다고 성을 내는것만큼 폭력적인것은 없다.

그냥 정말로 아낀다면, 그리고 상대가 나의 조언을 간절히 원한다면,

냉철하게 객관적으로 상황판단 뒤에 순전히 ‘내’ 입장이라면 난 이럴걸 같다,

하지만 너와 나는 살아온 방식이 다르고 생각하는 것이 다르다는것을 명확히 해야할 필요가 있다.

또한 본인의 의견대로 상대가 따르지 않는다고해서 서운해하거나, 섭섭해하거나, 시간버렸네 라는 생각은 금물이다.

그 의견을 수용하는것은 오로지 전적으로 상대의 결정이고,

상대가 고민하는 부분을 귀기울여 들어주고 시간을 내주었다는것 자체가 가장 큰 조언이자 위로이기 때문이다.

어짜피 사람은 다 자신이 원하는대로 하게 되어있고,

그렇지 않는사람은 타인에게 휘둘려 결정을 하는 사람일 확률이 높으므로

별로 좋은 방법은 아니라고 생각하는데,

최종결정은 항상 본인이 하는것이며 그 결정에 대한 책임도 본인이 지면 되는것이다.

설령, 본인의 조언대로 하는게 더 나았을 상황이 온다고 하더라도,

그래서 그 사람이 ‘그때 너 말 들을걸’ 이라는 말을 하더라도,

‘내가 말했지? 내말 들었어야해. 난 알고있었는데..’ 따위의 망언은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물론 그 문장이 목끝까지 차오를수는 있겠지만 그냥 ‘좋은경험했지 뭐’ 라고 말해줬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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