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1쓰기] Day 9 : 24살의 나, 영업사원


사실 이건 길게 써야할 내용이기도 하고, 길게 쓰고싶은 내용이기도 하지만

간단하게 생각나는 내용만 적어봐야겠다.

개발자가 되기전에 나는 제약회사 영업사원이었다.

(개발자로 전향하게 된게 아주 쌩뚱맞다고 내 주변 모든 사람들이 생각했었다.)

내 나이 24살.

12월부터 출근을 시작했고 25살이 되는 해에 경차를 구매했다.

(나는 내 나이에 비해서 운전을 꽤나 하는 편이라고 생각하는데(but 운전은 절대 자랑할것이 아니다), 이건 다 1년반동안의 영업활동때문이었다…매일매일 서울시내를 돌아다녀보면 실력이 안늘수가 없다.. 더러워지는 입은 덤이다)

졸업하고 나서 바로 제약회사 영업직으로 취업을 했다.

모든 사람들이 나에게 ‘사람만나는 직업’을 해야한다고 했다.

그리고 심지어 나조차도 ‘사람만나는 직업’이 잘 맞을거라 생각했다.

하지만 이건 너무나 경기도 오산이었고,

영업을 하는 매일매일이 지옥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가끔 그런생각이 든다.

영업이 지옥같았던 걸까,

회사가 지옥같았던 걸까,

의사가 지옥이었던걸까,

정말 아침마다 눈뜨기가 싫게 만들었었던 또라이새끼가 지옥이었던걸까(물론 이게 가장 제일 컸다)

영업을 그만둔지 4년이 지났다.

아직까지도 그때의 기억들을 떠올리면 몸서리가 처질정도로 싫다.

사람이 사회를 경험하면 못되지고 무정해진다는게, 다른게 아니다.

그렇게 안하면 자신이 다치니 방어기제가 시간이 지날수록 쌓이게되니까 그런거다.

(물론 또라이같은 경우 빼고)

엊그저께 책을 읽다가 한 문장이 나왔는데 그 문장을 한참을 바라보고 생각했다.

‘나는 거절을 극복하기 위해 영업을 시작했고, 소극적이었던 나는 거절당했을때의 기분을 극복할 수 있게되었다’

라는 문구였는데,

‘나도 저 생각으로 시작했는데..’ 로 시작했다가 ‘나는 그런데 극복했나?’ 로 그 문장을 한참을 바라보았다.

‘극복했나?’라는 질문을 한다는거부터가 극복을 못했다는거다.

나는 극복이 아니라.. 뭐랄까

그냥 상처를 입고 나온 경우였다.

오히려 입사하기 전까지는 정말 거절당하는것에 자신있었는데

거절당하는것에 대한 상처가 아니라 사람에 대한 상처가 너무 깊어서 더 이상 사람에게 친절하고 싶지도않고

영업을 하러 오는 사람들은 상대도 하고 싶지않고.. 뭐 그런 상태이다.

회복탄력성이 엄청나게 좋았던 나였는데..

그렇게 1년반을 영업사원으로 일했다.

그만둘때 대기업 제약회사 오퍼도 많이 받았다.

어휴 근데 억을 준대도 하고싶지 않았다. (십억이면 모를까..ㅋㅋㅋㅋ)

별로 잘하지도 않았던 나였는데 기회까지 주셨던 분들이 감사하긴하지만

난 연락처를 바꾸고 잠수를 탔다.

그 세계와 조금이라도 닿아있기 싫었다.

그 사람들이 나를 안다는 사실이 너무 끔찍할 정도로.

지금도 회복탄력성이 좋기는 하지만,

영업시절의 그 기억은 그냥 상처를 덮어놓은 기분이다.

천 하나만 걷어내면 바로 상처가 다시 보이는 그런 느낌.

사실 이정도는 다들 직장생활하면서 겪는다고는 하지만

지금생각해보면 나는 회사에서 그 또라이새끼한테 개지랄을 안떨었던게 한이 되었다.

모든 주변인들이 ‘너가 썅년이 되면 회사 위에분들은 너만 안좋게 생각하는거야.. 참고 넘어가야해’

이말을 듣는게 아니었는데..

장담하건데 내가 그렇게 난리를 쳤으면 ‘야 얼마나 했길래 소라가 저러냐’ 그랬을거다.

그리고 퇴사후 들은소식인데 그 또라이는 결국은 대표랑도 싸우고, 이사님이랑도 싸우고, 대리님이랑도 싸우고..

뭐 이게 중요한게 아니고 결국은 걔한테서 ‘나한테 물리면 넌 뒤져’를 보여줬어야했는데

난 너무 어렸다.

한번도 누구와 싸워본적도 없었고, 심지어 연애하면서도 한번도 싸운적이 없었으니

남기분나쁜말을 한적이 없어서 어떻게 하는지를 몰랐다.

그게 내 평생 한이 되었다.

나중에 길에서 마주치면…

진짜 뺨을…. 후려갈기고 싶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중에 또 길게써야지

영업에피소드는 끝이 안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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