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1쓰기] Day 21 : 준비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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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부터 무언가를 준비하고 있다.

아직은 이뤄지지 않았기에 공개할 수는 없지만

1월쯤이면 공개할 수 있을것같다.

사실 처음에는 ‘심심한데 한번 해볼까’ 싶어서 시작한건데 시간이 지날수록 간절함이 더 진해졌다.

그리고 더 간절해진 것은 ‘나도 하루종일 공부하고싶다’라는 생각.

학생때 공부를 제대로 하지 않았다는것에 후회가 된다.

나는 어지간하면 후회를 하는 편이 아니다.

Meant to be, meant to be가 맞다고 보는 편이라, 지나온 과거에 자책하거나 후회하거나 원망하거나 하지 않는다.

다만 아직 다가오지 않은 미래를 준비한다하면 그 말이 맞겠다.

과거는 내가 바꿀 수 없지만 미래는 아직 바꿀 수 있으니까.

하지만 내가 노력했음에도 불구하고 결과가 좋지 않다면.. 그걸 받아들일 줄도 알아야 할것 같다.

받아들이는 과정이 너무 마음아프고 심난하고 우울하겠지만,

어쩌겠나, 그게 살아가는 과정인걸.

난 항상 비주류의 과정을 밟아왔다.

가끔은 ‘내가 꼼수를 부리는건가’ 라는 생각이 들정도도 있을만큼..

다들 내가 선택했던 인생 선택의 과정을 들으면 ‘특이하시네요’라고 답한다.

특이하긴 하지..

20살때 대학교를 자퇴를 하면서 처음으로 소속감이라는게 생각보다 중요하다는 것을 느꼈고

비주류의 길을 가면서도 계속해서 주류로 편입되기를 내심 바랬던것 같다.

한창 벚꽃이 지는 캠퍼스에서 cc를 하는 친구들을 부러워하지 않았다면 거짓말이겠지.

물론 지금은 뭐 코로나때문에 아무것도 못하지만..

그렇게 대학원에 진학했는데, 그때당시에는 그냥 ‘대학원’이라는 단어에 취했던것 같다.

돌이켜보면 난 뭘했나, 싶다.

기억나는게 한개도 없다.

정말 창피할정도로 기억에 남은게 없다.

심지어 그냥 책에서 읽은것도 이거보다는 기억에 잘남겠다 싶을만큼 기억이 안난다.

인간관계도 한명도 남지 않았다.

공부하고 싶은 사람이 들어와도 힘들어하는 과정을 나는 아무생각없이 들어왔다.

그냥 학생신분을 그리워했던 것같다.

사실 나도 무슨 생각이었는지 모른다. 그래서 쓴다.

어느정도 나이 30먹었으니 나 스스로에 대해 객관적으로 생각해볼 수 있는 시간도 있었고,

경험도 있었고, 기회도 있었다고 생각한다.

무슨 생각으로 난 대학원을 간걸까?

겉으로는 ‘공부하려구요’라고 말했지만 속은 ‘난 학생이고 싶어. 사람들 만나서 같이 어울리고싶어’ 라고 느꼈던

그냥 갈망이 아니었을까..?

하지만 정확히 말할 수 있는건, 난 놀고싶지는 않았다.

그냥 ‘학생’소리를 들어보고 싶었던 간절한 바람때문에, 그리고 학사로 멈추면 안된다는 생각에

내가 할 수 있는 선택을 했다. 어느정도 가능할정도의 목표..? 였으니까.


내가 만약 학생이 다시 된다면,

정말 공부를 열심히 할것 같다.

다들 공부는 때가 있다, 라고 하는데 그 말에 적극동의하지만

20살은 난 너무 어린것 같다.

20살이 때라고 하기에는 너무 젊고 어려..

20살때는 젊음을 즐기고, 한껏 꾸미고, 연애에 인생한번 걸어보고,

마음찢어짐도 한번 경험해보고 해야하는 시기라고 생각한다.

취업준비로 20살때부터 경쟁에 치이는 느낌을 느끼는건 아닌것 같다.

하지만 이건 내가 느끼는거지 사회가 진행되는거랑은 다른거니까..

사회가 원하는 건 대학졸업하고 적당한 나이에 취업하는거니까..(너무 어려도 안뽑고 너무 나이많아도 안뽑고 한가지만 해라 이것들아)

어느정도 사회생활을 해야지 그때서야 ‘아 공부 좀 제대로 할걸’이라는 생각이 드는건..

경험해봐야 아는 인간의 특성이라 믿고싶다.

지금 내가 만약 다시 공부할 수 있다면…

하 정말 꿈만 같겠지만 너무 좋을것 같고

정말 열심히 할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어느정도 사회생활을 겪었기에 왜 공부해야하는지 이제는 명확한 목표가 생긴거다.

도대체 무슨 생각으로 공부하겠다고 그렇게 깝쳐댔는지 모르겠지만..

단언코 말하건데 그건 공부가 아니었다고 말할 수 있다.


조승연작가를 굉장히 개인적으로 좋아하는데( 진짜 진심으로 이런타입의 남자를 만나고싶다…책읽고 대화할 수 있는 남자)

조승연작가가 진행하는 특강을 들었다.

공부가 뭔지 설명하는 강의였는데, 우리의 그 ‘공부’라는 스테레오타입이 공부를 너무 싫게 한다는말에 격하게 동의한다.

가끔 친구들이랑 대화하다보면 ‘개발자? 그거 죽을때까지 공부해야하는거 아냐? 으 난 그런거 못할거같아’ 하는 친구들이..

여럿있다.

근데, 지금 이게 비단 개발자들만 걱정해야하는 문제인가..?

어떤 직종에 있어도 도태되지 않으려면 배워야한다.

어렸을때부터 교육이라는게 ‘배우는거=지루한거’로 만들어놔서 말만들으면 세상 지루하기 짝이 없지만

사실 공부 별거없다.

그냥 내가 뭔가를 배워서 할 수 있게 되는것이 공부다.

어디서 본 레시피를 보고 만들수있으면 그것도 공부

어디서 본 동작을 따라할 수 있으면 그것도 공부

하지 못했던거를 할 수 있게 되는것이 공부인데

그냥 ‘공부’라면 책상에 앉아서 각잡고 해야하는 지루한 것이라고 생각하게 만든 교육이….원망스럽다

앉아서 공부해!!!! 가 아니라 오히려 사색하는게 더 사람을 사람답게 생각하게 하는데..

난 모바일의 발전이 한편으로도 편하고, 신기하고, 대단하고, 속도에 맞춰 같이 가야할 대상이라고 생각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정말.. 사람을 더 이상 생각하지 않게 만들수도 있겠구나 싶다.

그래서 무섭다. 이 끝이 어디까지 갈지.


여튼 준비하는 과정에서 지금도 계속 마음을 가다듬는 훈련을 하고는 있는데

생각보다 잘 안된다.

난 긴장하면 손이 떨리고 식은땀이 줄줄 나고, 머리가 백지가 되어버리는 사람이라 사실 너무 두렵다.

뭔가 준비한다는걸 알리고 싶지는 않은데 마음을 가다듬기에 쓰는것만큼 좋은게 없어서 쓴다.

그리고 혹여나 되지 않더라도..

너무 마음아파하고 우울해하지 말라고..

미래의 나에게 쓴다.

충분히 했나? 후회없을만큼?

그렇다고 얘기를 못하겠어서 너무 마음아파하지 말고 아쉬워하지 말라고..

그치만 준비는 된 것 같다.

준비가 된 것 같으면 이제는 그냥 마음 가다듬고 편안히 받아들이기만 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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