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1쓰기] Day 33 : 새벽시간을 이용한지 1년이 넘었다


나도 잠이 적은편은 아니었다.

지금은 예전에 비해서 정말 많이 줄었다고 생각하긴 한다.

20대 초까지만해도 10시는 기본이었고 11시12시? 에 일어났으니.. 올빼미족 중 올빼미족이었다.

늦게자는게 좋았고, 그 밤늦은 시간의 고요함이 좋았다.

사실 그때가 더 편하기는 하다. (당연)

하지만 마음은 지금이 더 편하다.


지금도 그 고요함이 좋아서 새벽을 이용하는데,

그걸 아침에 할거라고는 전혀 상상하지 못하긴 했던거겠지

난 아침에 일어나서 그것도 자신의 시간을 보낸다는게…

도대체 왜 ??

라는 의문이 있었다.

하루종일 피곤할텐데.. 굳이 그거 시간 좀 보내겠다고.. 그렇게 해야할 필요가 있나?

아무리 아침이 좋고, 아침형인간이 좋다는 말을 들어도 그건 정말 나와는 다른 세상 사람들 이야기였다.

나랑은 다르게 열심히 사는 사람들

난 그렇게 열심히 사는 사람이 아니었으니까.



그리고 직장인이 되었는데,

직장인이 되고 나니 알겠더라.


저녁은 그냥 방전이다.

뭘 하고 싶다는 생각도 안들고, 뭘 해야한다는 생각은 중압감, 부담감일 뿐이다.

그냥 저녁먹고 넷플릭스 보다보면 벌써 잘 시간이다.

그렇다고 매일 무언가 배우것은 사치이고, 사람을 만나는건 피곤하다.



이런 생활이 지속되다보니 배우고싶은건 많은데 시간이 없었다.

시간이 없다는 말은 정말 누구나 공감할 내용이니까.

그러다가 정말 우연치않은 계기로 새벽을 활용하게 되었다.

당연히 처음에는 피곤했다.

진짜 피곤…사무실에서 가끔 졸기도했다.




진짜 솔직히 얘기하면, 난 인생 뭐 달라진지 모르겠더라.

사람들이 뭐 인생이 바뀌고, 어쩌구저쩌구 새벽기상에 대한 환상같은걸 맨날 얘기해서 나도 엄청 진짜 뭐가 바뀌려나

했는데, 그런건 없다. (환상파괴범)

아침형인간이 아니면 성공할 수 없다는 듯이 얘기하는것도 사실은 개인적으로는 별로 좋아하지않는다

시간활용 잘만한다면 아침이든 새벽이든 밤이든 뭐가 문제되나 싶다.



하지만 딱히 바뀔일도 없는데 내가 계속해서 새벽에 일어나서 뭔가를 하는 이유는,

분명한 매력이 있어서인데,

이 매력을 느끼지 못하면 아마 오래 지속하는게 어려울 수도 있을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새벽기상의 매력은,

  1. 고요함
  2. 나에 대한 믿음

이다.

다른거 뭐 쥐어짜내면 짜낼수야 있겠지만, 난 저 두가지로 다 종합된다고 본다.


난 성격이 좀 밝은편이라, 방방뛴다는 느낌을 항상 갖고 살았는데

시간이 지나고 보니 생각보다 고요한것도 좋아하는 사람이었다.

그래서 혼자있는 시간이 반드시 필요한 사람이고

( 사실 아닌 사람 없다. 모두가 다 혼자있는 시간이 필요하다. 필수적으로.

아니라고 얘기한다면 의도적으로라도 혼자있는 시간을 늘려야한다. 내 경험담)


이 고요한 시간은 밤 늦은 새벽에도 해당될 수 있겠지만, 새벽에는 너무 감성이 터져서 말이지…

외롭거나 인생이 부질없거나 온갖 현타가 올 수 있는 시간이기 때문에 그 고요함이랑은 조금 다른 것 같다.

그래서 감정보다는 이성적인 고요함을 즐길 수 있는 아침새벽을 더 좋아하는 것 같다.

(이건 여담이지만 그래서 새벽에 부모님이 일어나있으면 그게 싫다. 내 시간 뺏긴거 같아서..ㅋㅋㅋㅋ)


물론, 아침새벽을 맞기 힘든 여러 이유들이 있다.

그중 가장 큰 이유는 일어나는게 힘들다, 일텐데, 이건 정말 공감이다.

일어날때마다 힘들다. 전날 일찍자도 일어날때마다 힘들다. 몇시에 자는게 중요한게 아니다. 그냥 힘듦

다들 몇시에 자냐고 물어보는데, 그건 중요치않아요…… 걍 매일이 일어날때 힘드니까…



위의 이유와 이어지긴하지만, 새벽기상을 하다보면 2번째 이유인 ‘‘나에 대한 믿음’‘이 생긴다

난 사실 아직까지도 나를 믿는다는게 뭔지 잘 모르겠다.

그냥 하는거고, 그냥 뛰는거고 하는거지 뭘 날 믿어야지!! 하고 한게 아니라서 말이다

근데 1년이 지나, 시간이 지나니 이제서야 조금은 알겠는 이유.


작년 2달간 현타가 와서 그냥 하고싶은대로 하면서 살았다.

그때는 7시30분에도 일어나고, 8시에도 일어나고

아주 그냥 나 자고싶은대로 잤다.

근데 왜 몸은 편한데 마음은 불편한걸까..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는 그 불안감

이런걸 별로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 사람들에겐 별 일 아니겠지만 나에게는 이유는 모르겠지만 뭔가 불안했다

정말 ‘생각한대로 살지 않으니 사는대로 생각하게 된다’는 느낌?

그게 너무 싫었다.

난 고등동물이고, 이성이 있는 인간이고, 교육도 어느정도 받을만큼 받았는데

생각없이 산다는 그 사실 자체가, 계획을 해놓고 지키지 않는다는 자체가 나 스스로에게 부끄럽다는 생각이 들었다.

(와 진짜 쓰면서도 별게 다 부끄럽다는 생각이 드네.. 진짜 피곤하게 사는 스타일이네 나)

그래서 결국에는 다시 하게 됐다.

사실 맨 처음에는 하다가 안할까봐 유튭으로 거의 인증하다시피 했다.

하다가 안하면 내 신뢰도 추락이니깤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배수진치고 시작한거다

나는 돈보다는 신뢰?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이 드는 타입인가 돈을 걸면 ‘그거 그냥 내지 뭐…’ 하는 사람인데

‘쟤 또 말뿐이네’하는건 용납이 안된다.. 용납이 안됨


여튼 그래서 그 2달 이후에는 ‘이제는 부담갖지 말고 적당히 하자’ 고 마음먹었는데,

생각보다 새벽기상을 꾸준히해서 나도 사실 좀 스스로한테 놀랐다.

내가 이렇게 잘하는 사람이었나.. 싶으면서 좀 놀램



결국에는 그게 1년이 지날때즘, 이 시기에 알게된거다.

내가 나를 믿는다는 근거들이 이런 행동들이 쌓여서 나온거구나.

결과가 딱 눈에 보이지 않아서 연봉이 2배로 뛰지 않더라도

이정도면 충분하다.

정말 충분하다.



항상 나에 대한 믿음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기에, 지금 생각해보면 이정도면 잘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적이 처음이었다.

매번 작심삼일이었던 내 인생에 이정도면 아주아주아주 큰 수확이라고 생각한다.



새벽에 밖에 나가면, 도로위에는 이미 차가 굉장히 많다.

도대체 이 사람들은 왜 이 아침부터 뭘 하길래 이렇게 나오는걸까.

새벽에 건너편 아파트들을 보고 있으면, 불이 켜있는집이 굉장히 많다.

저 사람들은 왜 이렇게 이른 시간에 일어날까.

그런걸 보면서 또 한번 느낀다.

나만 이렇게 사는게 아니구나. 다들 정말 열심히 사는구나.. 하면서 부끄러워 질때도 있고,

나도 이 사람들 중 한사람이구나 뿌듯할때도 있고 여러 생각이 들때가 있다.



꼭 운동이 아니더라도, 일어난다는 그 자체만으로도 이미 오늘 하루의 ‘뿌듯함’의 총량의 99%는 달성이다.

아침에 달리기를 하는 이유는,

가끔 머리가 복잡할때가 있는데, 뛰고나면 확실히 좀 개운해지기 때문이다.

누군가는 달리면 아무생각도 안난다고 하는데, 난 그거 아닌거같다….

뭔 생각이 안나 생각이 안나기는….

전력질주면 생각이 안나겠지만 난 천천히 뛴단 말야…

여튼 달릴때도 이미 고민인건 계속 고민이 되겠지만 뛰고 와서 샤워를 하면 정말 많이 개운해진다.

거지같은 기분이 진짜 좀 나아지는 경험을 할 수 있음 !

그래서 만약 하루가 좀 거지같거나 기분이 꿀꿀하다면 오전에 뛰고 샤워해보는것도 기분복구의 하나의 방법이 될 수도 있겠다



그치만 난 새벽시간에 일어날지 안할지는 그냥 뭐 개인판단이라…

하고싶음하는거고 아님마는거지.. 그걸 ‘여러분도 한번 해보세요!!’ 이런건 싫다

걍 하고싶은대로 삽시다

개인의사존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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