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1쓰기] Day 58 : 인생이 버거울때
in mind control
잘살고 있다가도 어느샌가 갑자기 훅 하고 인생이 들어올때가 있다.
왜 들어오는지 이유라도 알면 좋겠지만 인생사 이유가 어딨겠나
인터스텔라 영화를 봤을때를 기억한다.
물론 많은 부분들이 기억에 남긴했지만 나에게 가장 강렬했던 기억은 ‘밀러행성’인데,
이 밀러행성에서 발생한 파도가 아직까지도 문득문득 생각이 나곤한다.
나는 불보다는 물에 대한 공포심이 더 있다.
어렸을때 ‘물에 빠졌다’는 기억이 있어서 그런가, 물이 무섭다.
그런데 영화관 화면에서 높은 파도가 밀려오니 공포감 그 자체였다.
그것도 꽤나 리얼했던걸로 기억한다.
그 파도가 갑자기 인생에 휘몰아쳤다.
그래, 갑자기는 아니었다.
요즘 경제에 관심을 가지고 이곳저곳 기웃거리고 있는데
그중에 알게된 단톡방에서 하는말을 전혀 알아듣지 못하고 있었다.
신문도 4개월이 넘는 시간동안 읽었는데 그 단톡방에서 나오는얘기는 하나도 이해하지 못하고 있었다.
그러면서 내가 해온 모든것에 회의감이 들기 시작했다.
내가 지금 잘 하고 있는건지, 라는 생각을 시작으로 걱정에 걱정이 꼬리를 물고 이어졌다.
여태까지 내가 한 행동들이 의미가 있는걸까?
내가 해왔던 것들이 수익으로는 이어지지 않았는데, 너무 소비중심의 삶이었나?
회복을 핑계로 회피했던건 아닐까.
도대체 왜 회복이라는걸 핑계댈만큼 큰 실수를 했는지.
실수라고 생각하지도 않았던 부분이 결국은 정말 실수였나.
시간을 너무 낭비한건 아닐까.
착하게가 아니라 옳게 살으라 했는데..
등등
정말 오만가지 생각이 많이 들었다.
그치만 나는 이런 생각을 가지고 있는데 아이러니하게도 주변 사람들이 날 보면서 하는 얘기들은 항상 비슷하다.
'’어떻게 그렇게 살아..?’’
난 그게 그렇게 힘든일인지 자각이 잘 안된다.
(아 안힘들다는건 아니다. 그치만 정말 못해먹겠다, 이러다 D지겠다 수준은 아니라는거)
아침에 일어나서 운동하고, 공부하고 하루를 시작한지도 꽤나 오랜 시간이 지났다.
나와의 약속때문에 시작한 유튜브도 벌써 2년차이다.
‘다른건 모르겠고 제발 꾸준히만 해다오’라고 스스로에게 다짐했던 나날들이
이제는 어느정도 ‘이정도면 예전에 비해서는 훨씬 나아졌는데?’ 라고 말할 수 있을 정도가 되었다.
그런데도 난 아직 뭐가 그리 내가 못미더운지
뭘 해도 날 못믿겠다.
정말 웃긴다.
나보고 안된다고 하는 사람은 옆에 두지 말라고 하는 말에
주변에 누가 나한테 ‘넌 안돼’라고 얘기하는지 곰곰히 생각해봤는데,
나한테 ‘넌 안될거야’라고 말하는 사람은 정말이지 단 한사람도 없었다.
(이미 내가 다 잘라버려서 그런거일수도있지만, 그렇다면 이미 잘 해낸거니까)
오히려 다들 ‘소라 너라면 할 수 있어’ 라고 말해준다.
근데 유일하게 나를 못믿겠는게 나다.
‘어떻게 그렇게 살아?’ 라고 물어보는 친구들은 모르겠지.
내가 이렇게 하는 이유가 내가 날 못믿기 때문인데..
이거라도 하지 않으면 날 도저히 믿어줄수가 없을것 같아서 한다.
부모님을 제외하고 누군가를 믿는다는건 정말 어렵다.
누군가를 믿는다는 느낌은 인생에 단 한번 느껴본적이 있는데
그 믿음이 산산조각이 난 후에는 누군가를 믿는다는게 더 두려워졌다.
스파이더맨의 엠제이가 말했던것처럼 기대를 낮추면 실망도 덜한다는 말이
이제는 내 인생 전반의 기본 세팅이 되었다.
슬펐다. 이렇게 됐다는게.
(다행히 영화는 이렇게 안끝나더라)
요즘 내가 좋아하는 대표님을 눈팅으로 맨날 염탐하고 있는데
사람들에게 기적이 일어나지 않는 이유는,
스스로가 운이 좋지않다고 생각하는 이유는,
진심으로 기적이 일어날거라고 믿지 않아서라는 말을 들었다.
대표님이 믿음에 대한 얘기한건 엄청 길지만
나의 의견은 ‘‘어쩄거나 난 믿는법을 모른다.’’ 는 거였다.
그러면서 정말 순수하고 눈을 똘망똘망하게 뜨면서 믿는 대표님을 보면서
나의 저 순수함은 어디로 갔나, 나는 두번다시 뭔가를 저렇게 믿을 수 있나,에 대해 고민했다.
사실 어쩌면 이야기의 방향이 완전 다를 수도 있겠다.
내가 믿지 못한다는건 타인이고, 대표님이 말하는건 자신에 대한 믿음이니 말이다.
나는, 내가 꽤나 마음에 들면서도 내가 썩 마음에 들지 않는다.
그래서 믿지 못하겠다.
어쩔때는 정말 ‘나 정도면 훌륭하지’라고 생각하다가도
뒤돌아서면 ‘난 못나고 모자란게 너무 많아’ 라고 생각이 든다.
참으로 이율배반적인 생각이 아닐수없다…..-_-
그러면서 가끔은 생각한다.
나를 의심없이 믿어주는 사람이 어렸을떄 한명만 있었으면 얼마나 좋았었을까.
여기서 풀 내용은 아니지만 내가 생각, 기억하기에 난 늘 조건부 믿음을 받았었다.
조건부 완성형에 대해서는 지긋지긋하다.
(ex. xxx하면 참 완벽할텐데, 라는 조건부 완성형..)
그래서 가장 부러운 사람은
무조건적인 지지를 해줬던 사람이 한사람이라도 있었던 유년기를 가지고 있는 사람이다.
만약 아이가 생긴다면
내 아이에게는 무슨일이 있어도 조건부로 말하지 않기로 스스로 다짐했다.
어쨋거나 나는 날 믿는 방법을 잘 모르겠고,
그게 뭔지 잘 모르겠으니 뭐든 그냥 꾸준히 해보자, 라는 심산이다.
물론 하다안하다하겠지만 (난 기계인간이 아니다)
여태 2년이나 했고 이걸로 세상 나는 나를 믿는다는것처럼 영상까지 만들어놓고
지금와서 ‘전 절 믿는걸 모르겠어요’ 라고 말한다는게 웃기긴하지만
지금도 오랜기간해서 그나마 많이 나아진거라는거…
그 무슨 유명한 인강 강사가 그런말을 했던데
‘뭘 할지 모르겠으면 그냥 열심히 할 필요도 없으니까 꾸준히만 해보라’ 고.
유퀴즈를 엄청 즐겨보는건 아니지만 그중에 제일 좋아하는 편이 박진영편이다.
난 개인적으로 유재석이 본인의 생활습관을 얘기할때가 제일 좋은데
박진영과 유재석이 같이 나왔을때 두 사람의 습관을 나누는것 같아서 너무 재밌게봤다.
그 중 가장 임팩트있던 장면.
박진영은 무대에서의 자유를 위해 하기싫은걸 오랜시간 꾸준히 한다고 했고
유재석도 본인이 하고 싶은걸 하기 위해 하기 싫은걸 오랜시간 꾸준히 한다고 했다.
두 사람정도면 소위 ‘성공했다’는 타이틀을 붙일 수 있는 사람인데도
저 사람들은 왜 저렇게 사는걸까?
보통 사람이 ‘성공하기 위해서’ 하기 싫은걸 하는데
저 사람들은 왜 ‘성공하고 나서도’ 하는걸까..
그런걸 생각해보면 인생은 참 고통의 연속이다.
그리고 또 그런걸 생각해보면 난 아직 멀었다…………휴
다시, 돌아가서
나에게 파도가 몰아쳤을때 왜 그랬을까 생각해보니
누군가와 나를 비교해서 그랬던것 같다.
이것도 주말동안 생각하다가 결론이 났다. 처음에는 그냥 정말 멘붕 그 자체였다.
나보다 훨씬 어린 나이에 벌써 몇십억의 자산을 가지고 있다는 소식을 듣고
내 방향성에 의심을 하게 됐다.
이런 의심… 하고 싶지는 않지만
인생 살면서 나보다 더 대단한 사람들을 만나는 자리가 많을텐데
그럴때마다 느끼게 될 감정일거라 생각한다.
그때마다 ‘난 왜이렇게 못났을까’ 생각하지 말고
그냥 ‘바닥만 보고 간다’고 생각해야할것 같다.
이건 작년부터 생각해오던거긴 한데, 달릴때 힘이 들면 난 하늘을 보거나 땅을 본다.
앞을 보면 내가 앞으로 가야할 길이 너무 멀어서
겁이 나거나, 압도될 때가 있다. 그럴때는 그 길을 눈앞에서 없애는것도 방법이라는걸 깨달았다.
그냥…
한걸음 한걸음
내딛다보면 어딘가는 도착하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