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나를 믿는다




2022.02.03 에 쓴 일기


나는 기준이 높다.

그리고 그 기준을 달성했다 한들 만족했던 적이 없다.



목표를 달성하면

'조금 힘들긴 했지만 누구든 다 하는거야' '다들 할 수 있는 일이야' 라고 생각하고 넘어가곤 했다.



네이버 블로그는 친절하게 '몇년전 글' 이라면서 몇년전 그 날에 작성했던 글을 보여주곤 하는데,

그 몇년전 글을 읽다보니 11년전 글을 읽게 되었다.


불과 며칠전에 친구에게 '나는 나를 못믿겠어' 라고 말했는데

11년전 일기에도 이렇게 적혀있었다

'나는 나를 못믿겠다'



어떤게 먼저인지 모를지경이다.

내가 11년 내내 '나는 나를 못믿겠다' 라고 말하고 다녀서 정말로 못믿게된것인지,

진짜 나를 못믿어서 11년동안 나를 못믿는다는 말을 하게 된건지.

그렇다면 말에는 힘이 있음을 다시 한번 느끼는 시간이 되었으면 좋겠다.


사람이 11년동안 스스로에게 '나는 못 믿을 사람이다' 라고 외치고 다니면

멀쩡한 사람도 못믿게 되버리는게 당연하지 않을까?



내가 인생을 살아오면서 내린 결정들을

늘 최선을 다해 최상의 결과로 만드려 노력했지만,

내가 아무리 날고긴다해도 내 힘으로만은 바꿀 수 없는 시간들이 있었고,

그 시간들로 내 선택에 대한 나에 대한 믿음은 그야말로 산산조각이 났다.




어쩔수 있겠는가?

그냥 안고 가는거다.

나는 품을 그릇이 되기에 벌어진일이라고 생각하고 살아가는 수밖에 없다.


그치만 너무나 아쉬운 점이라면 나를 안그래도 믿지 못했던 내가 더더욱 믿음을 잃어버렸다는게 좀 안타깝긴했다.




수행이라면 수행일까, 벌이라면 벌일까.

아침에 일찍일어나서 운동하고 할일을 하는게 어느새 2년이나 되었다.

사람들은 나에게 '도대체 어떻게 그렇게 사냐'고 말한다.



그 질문을 들을때마다 마음속으로 답했다

'나를 믿을 근거를 만들고 있는 중'이라고.

이거라도 하지 않으면 정말 나중에 내 선택에 대해 아무런 믿음도 갖지 못할것 같아서.

그래서 그렇게 산다.





1년 후 나는 말한대로 됐다


이 글을 쓰고 1년이 지났다.

이 글을 쓰게 된 계기가 아직도 선명하다. 친한 언니랑 드라이브 하러가서 예쁜 카페에서 앉아서 6시간 쉬지않은 수다를 떨다가 나온 이야기.


‘언니.. 언니는 언니를 믿어..?’

그러자 언니는 한치의 망설임도 없이

‘응 난 날 믿어’

라고 답했다



난 그때 그 느낌이 뭔지 알지 못했다.

‘어떻게 해야 날 믿는다는 믿음이 생기지?’


근데 다행인건, 지금은 저게 무슨 말인지 안다는거다.

알 것 같은게 아니고 안다.

1년동안 많은 일이 있었던게 틀림없다.

11년을 스스로 못미더워했는데, 1년 사이에 이렇게 바뀌다니.





노력을 안한건 아니다.

무슨 벼락을 맞아서 하루만에 ‘🤖징— 난 이제 날 믿게 됐다’ 하는 것도 아니고.. 당연히 노력을 했다.

이 중에 가장 노력했던건 ‘말의 힘’을 믿는다는 거였다.

생각해보면 나는 열정과 성장욕구는 늘 가득했지만 생각 자체가 긍적적이지는 않았던것 같다.

늘 내가 목표했던 결과와 내 현재위치에 대한 괴리감으로 ‘역시 난 안돼’, ‘기대도 안해’, ‘결과는 모르겠고 그냥 열심히 하는거지 뭐…’ 이런식이었는데

어느순간부터는 ‘말’을 조심하기 시작했다.

입 밖으로 내뱉는 말은 물론이고, 내 혼잣말, 내 생각 모든걸 조심했다.

내가 언어로 표현, 생각 할 수 있는 모든 ‘말’을 조심했다.

실제로 그렇게 이루어질것 같아서.







나는 나를 믿기로 선택했다


그때 당시 얼마나 답답했는지 유튜브에 ‘나를 믿는법’ 을 찾아봤었다.

그때 봤던 한 문장이 아직도 기억에 남는다. https://www.youtube.com/watch?v=PYA3gQdWQHM

‘내가 믿기로 선택했으니까 믿는다’ 라는 것.



사람이 어떤것을 믿는다는건, 그것이 믿을 만한 자격이 있냐, 존재하냐 그런 차원의 문제가 아니다.

종교가 얼마나 과학에 의해 무너지기 쉬운 논리인가.

사이비 교주들이 믿을 만한 자격이 있는가

이런걸 따져봤을때 당연히 아무도 믿는 사람이 없어야겠지만, 아직도 세상에는 지구 반대쪽에는 종교때문에 사람이 수백명씩 죽어간다.

그냥 그 사람들은 ‘내가 믿기로 선택했으니까 믿는다.’ 라는 선택을 한 것 뿐이다.



완전 무교인 나에게 ‘‘신도 믿는 마당에 나를 못믿을건 또 뭐냐’’ 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한 순간에 나는 나를 믿기로 선택했고, 나의 모든 사건, 나의 모든 행동들이 결국에는 잘 풀릴거라는 믿음을 갖고 살기로 했다.

11년동안 ‘날 못믿겠어’ 라고 말하고 다닌게 지겨워서라도 바꾸고 싶었다.

그리고 그렇게 사실 엄청 많이 되뇌이지도 않았던것 같은데 1년이 지나니 저 마음이 엄청 강해졌다.

(말이 이렇게나 무섭다)

그리고 모르겠지만, 난 어쨌거나 잘될거라는 믿음이 있다.

종국에는 잘될거라는 믿음.



저 믿음이 내가 넘어질때마다 나를 잡아줄거라고 믿는다.

아니, 넘어지지 않게 도와주는게 아니라

넘어져도 금방 일어날 수 있게,

넘어져도 뭔가 주워서 일어날 수 있게,

넘어져도 더 큰 점프를 할 수 있게,

넘어졌기에 더 크게 재기할 수 있게 도와 줄거라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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