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로 다사다난 하지 않았던 백엔드개발자 이직기




이제 다음주면 첫 출근을 하게 된다.

언제 출근하나, 이런 고민을 했었는데 이제 딱 11개월이 되었다.

충분히 쉰 것 같고, 충분히 리프레시도, 충분한 공부도 완료했어서 그런가 이제는 빨리 일하고 싶다는 생각이다.

만약 작년안에 일을 했으면 뭔가 ‘충분히 쉬지 못했어’라고 아쉬워했을거같은데,

이렇게 다시 날씨 좋은날에 일하러 가게 되다니 적당한 때인것 같다.



나는 (풀스택을 가장한) 프론트엔드 개발자였다.

그래서 사실 부트캠프로 프엔으로 등록을 했었고(진짜 프엔으로 안하고 중간에 백엔으로 바꾼게 천만 다행)

백엔은 경험은 해봤지만 서버에 대한 경험은 거의 없었던것과 마찬가지라 신입이라고 부를만큼 초보였다.

근데 백엔드를 경험해보니까… 아니 백엔드 너무 매력있구 재밌자냐…( ⸝⸝ ᷇࿀ ᷆⸝⸝ƪ)✧

그래서 백엔드를 더 깊이 배워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다.

그리고 프엔 프로젝트를 하면서 기획부터 UI, UX, 퍼블리싱, 개발까지 담당하다보니

이제는 안해본것들을 하고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앞단을 해봤다면 이제는 뒷단을 해보고싶다는 생각.

디비, 데브옵스까지 백의 모든것들을 할 수 있게 된다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했다.

그렇게 되면 난 정말… 못하는게 없는 사람이 되는거다…..! (ᓄಠ_ಠ)ᓄ

정말이지 완벽해…

그렇게 되면 내가 원하는 아이디어들을 다 구현시킬 수 있다는 것과 다름없다.





부트캠프가 끝나고 나서, 바로 포트폴리오에 착수했다.

팀프로젝트에서 했던 내용을 가지고 이력서에 넣기에는 내 생각에는 너무 부족했기 때문이다.

솔직히 팀프로젝트도 내 지분율이 높기는 하지만, 어쨌거나 명목은 팀프로젝트이고 결국에는 역할분담이 존재하다보니

무조건 내 개인적으로 개인프로젝트가 하나 있다고 생각했다.

또한, 이것뿐만이 아니라 내가 배워보지 않은 스택을 사용해서 어플리케이션을 하나 더 만들어봐야한다고 생각했다.

예를 들어 이런거였다. 팀에서는 GraphQL을 사용했는데, 개인으로 사용할때는 RestAPI를 사용해봐야겠다.

팀에서는 GCP를 이용했다면, 개인으로는 AWS를 이용해봐야겠다.

팀에서는 NestJS를 사용했다면, 개인으로는 Express를 사용해봐야겠다. 이런식이었다.

(Express는 해봤는데 NestJS가 규격이 있어서 더 마음에 들어서 결국은 NestJS를 사용하긴 했다.)

하나의 스택을 가지고 사실은 어찌보면 그걸 완성도있게 하지도 못하면서

‘저 이거 해봤어요’,’저 이거 공부했어요’ 하는것은 기만이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포트폴리오와 강의를 동시에 진행했는데, 강의에서 진행한 Express서버를 제출하지 않았다.

(수업에서 코드제공도 없긴했지만..)

진짜 이렇게 수업시간에 만들어본 어플리케이션을.. 포트폴리오에 넣는건 정말… 최악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이렇게 배운 내용을 가지고 따로 만들어봤다.

결국에는 익스프레스를 활용하는 법, NestJS를 이용하는법 등등 다 하게 됐다.

부트캠프가 끝나고 난 뒤 1달째 되는날 내가 만들어서 완성시킨 어플리케이션이 5개이다.



그 누구와도 연락하지 않았고, 인스타도 다 지우고, 유튜브도 지우고,

하루에 16시간동안 코딩만 했다.

내가 모르는 부분이었기에 만들다가 모르면 강의를 보고, 에러해결하고, 또 만들고 모르면 강의 보거나 구글검색하거나

그런식이었다.

가끔은 하루종일 하나의 에러를 해결하느라고 시간을 보낸적도 있고,

몇 백번의 디버깅을 하느라 시간을 보낸적도 많다.

그럴때는 진행이 안된다는 사실에 불안하기도 했다. 불안보다는 조급함이라고 보는게 더 맞겠다.

과정이 끝나고 이렇게까지 뭘 만들어본 사람이 나밖에 없는것 같다는 생각이 들때

내가 제일 급한가보다, 라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사실 지금도 그렇다)

근데 만들고 나니까 딱히 그렇게 급하게 느끼지 않아도 된다는걸 느꼈다.

내가 성격이 급해서 그렇지 이게 걱정할 정도의 불안감은 아니라고 느꼈기 때문이다.



포트폴리오를 만드는 와중에도 이력서는 틈틈히 작성했다.

나는 솔직히 포트폴리오보다 이력서가 더 고민이었다.

만드는것, 디버깅하는것, 가치관, 학습역량 등 스스로 생각하기에 나는 회사가 탐이 날 만한 사람이라는것에 의문이 없다.

근데 오히려 고민이었다면 이걸 어떤식으로 풀어가야하나, 에 대한 고민이 늘 있었다.

이런식의 dry한 글을 써본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특히나 내 성격 자체가 원체 방방이라 문서조차 이런식의 dry한 글을 발행을 해본적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이력서 첫 피드백이…. ‘너 글은 왜이렇게 말랑말랑하냐’였다.

다른 피드백은 ‘이력서의 내용이 별로이거나 vs 이력서를 작성하는 글이 별로이거나 인데,

내용은 괜찮은것 같은데 네 글은 이력서를 작성하는 글이 별로인것 같다’ 는 피드백도 들었다.

이런저런 모든 이력서 피드백을 듣고나서 수십번의 수정끝에 나는 이력서를 완성했다.


이 이력서에 대해서도 할 말이 많다.

이력서 작성하는 법은 지금 전자책으로 준비중이다. (no more 무료컨텐츠)




결국에는 이 이력서로 20곳에 지원했는데 12곳 서류합격했다.

솔직히 이렇게 연락이 많이 올줄은 몰랐는데…. 코테 or 사전과제 or 면접보느라고 너무 힘들었다;;;;;

2주동안 하루에 2개씩 본날도 여러번 있었고.. 뭔 놈의 기술면접을 2시간 30분을 보는지 진짜..

‘붙어도 안간다’는 마음이 드는곳들도 많았다.

면접을 거절한곳도 많았다.


내가 생각하기에 나는 말을 잘 하는 편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면접은, 자신있었다.

이건 예전부터 그랬다.

면접에서 떨어질거라는 생각은 해본적이 잘 없다.

(면접 보고 한 곳 떨어졌는데 2시간 30분동안 기술면접을 본 곳이었다.

1시간쯤 보다가 중간에 갑자기 멘탈이 털려서 머리가 하얘졌다.

OOP에 대해 물어봤는데 갑자기 진짜 머리속이 우주공간이 되면서 ‘나는 누구.. 여긴 어디….’ 이런 상황이 펼쳐졌다.

이런 멘탈blank현상 경험은 처음이었고

면접을 보면서 나도 ‘이 사람들은 문제를 해결하는게 중요한게 아니라

JS를 잘알고 이론을 잘 아는 사람을 필요로 하는구나’ 라는 생각이 들어서 ‘붙어도 안가야지’라고 생각했다.

근데 더더욱 안가야지라고 생각했던게, 판교라서 지원한거였는데 이번해 말에 광화문으로 이전한다기에

더더욱 안가야지 생각했는데 떨어졌다. 뭐 그쪽이나 나나 핏이 안맞아서 서로가 다행이었다.)

대신 면접까지 가는 그 첫 관문인 ‘이력서’가 가장 고민이었는데 수정한 이력서가 생각보다 너무 잘 어필이 되었다.

12곳 중에 내가 면접을 거절한 곳이 3곳, 코테 혹은 면접 전형에서 떨어진 곳이 3곳,

코테를 포함한 모든 면접을 통과해 최종제안을 받은곳이 총 6곳이었다.

결국에 6곳 중에 내가 가장 마음에 드는 회사를 골라서 갔다.

복지가 제일 마음에 드는곳으로 갔다.

다음에는 어떤 복지가 있는지 자랑글을 써봐야겠다 호호호



마무리가 좀 이상하긴 한데 다음주부터 출근이다.

출근하기까지 2주의 시간이 있어서 친구들이 죄다 ‘해외다녀와!!! 아님 놀러라도 다녀와!!!’ 했는데

나는… 노는걸 정말 잘 못하겠다.

즐거운지 잘 모르겠다. 나한테는 배우는게 노는거다. 내가 크고있다, 성장하고있다는 생각이 들때가 가장 즐겁고

그때가 제일 노는것 같다. 그래야 스트레스가 풀린다.

여행은… 갈수록 스트레스다. 퍼스트클래스에 기사가 날 태우러오지 않는다면… 이제는 여행을 많이 가지 않을것 같다.

(지금 잠시 여행 권태기인것 같다)




사람들이 놀라고 했지만 나는 어떻게 노는지도 잘 모르는데다가

하고싶은일들이 많아 지금은 그냥 똑같이 지낸다. 책 읽고, 책 쓰고, 마음 평화롭게 지내는 중.

책을 많이 읽느라 책장을 하나 장만했고,

새로운 마음가짐을 위해 집 구조를 바꾸면서 대청소를 했다.

그리고 자기전에 핸드폰을 보지 않겠다는 습관을 위해 누워서 책을 볼 수 있는 눕서대를 샀다 ㅎㅎㅎㅎㅎㅎㅎㅎ

이제는 책 보다가 잠들거다.

이렇게 백엔드 개발자의 이직기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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